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스토리의 간결함' 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프레젠테이션의 기술과 크게 다지 않습니다.
10:20:30의 법칙
가장 유명한 프레젠테이션 기술 중 하나는 애플에서 나온 뒤 벤처투자자로 전직한 가이 가와사키가 얘기한 10:20:30의 법칙입니다.
애플에서 나온 뒤 벤처투자자로 전직한 가이 가와사키는 연간 수백명의 스타트업 창업자로부터 수백건의 피칭(투자 유치를 위한 발표)을 들었습니다. 하도 많은 피칭을 듣다 보니 난청, 이명(귓속이 울리는 현상) 증상이 나타날 정도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창업자들에게 '10·20·30 프레젠테이션 법칙'을 권하였습니다.
10장 :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는 10장 이하로
일반적으로 청중이 발표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10개 이상의 요점을 머릿속에 집어넣기는 불가능하다. 매일 창업자들을 만나야 하는 벤처투자자들 역시 일반 청중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10장 이상 슬라이드가 넘어가면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다
20분 : 발표는 20분 이내로
인간의 집중력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역시나 해당 시간이 넘어가게 되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인지가 떨어지게 됩니다.
30포인트 : 글씨 크기는 30포인트 이상으로
프레젠테이션에 많은 내용을 넣으려고 글씨 크기를 작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중들은 프레젠테이션 내의 글씨를 읽거나 요점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내용들은 키워드 단위로 짧은 문장의 수준으로 표현되어야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과정이 아닌 목적과 결과를 중심으로
이러한 프레젠테이션 기술에 빗대어 보면 데이터 분석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고생끝에 만든 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간결한 스토리로 전할 때 청중이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쉽고 간단하게 생각할까봐 걱정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이 과소평가 되는 것에 대한 걱정입니다.
물론 그렇게 느낄 청중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스토리텔링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청중을 위해 전달하는 내용을 단순화하고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많은 전문가들은 자신의 작업 '과정'이 잘 보여지기를 원하며, 이러한 과정이 청중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수도 있지만 대부분 세부적인 정보들은 청중의 집중을 빼앗는 요소가 됩니다. '과정'이 아닌 '목적'과 결과를 중심으로한 간결한 내용이 오히려 청중을 더 명확히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방법 말고 맛있는 케이크를 먹고 싶어요
제 아내는 기념일마다 케이크나 쿠키를 자주 만들어 줍니다. 케이크를 만들어준 아내에게 저는 아래 처럼 물어보지 않습니다.
❎ 어떤 레시피를 따랐는지
❎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 사용한 도구는 무엇인지
❎ 어디에서 만들었는지
❎ 얼마나 많은 시간 또는 노력이 필요했는가
❎ 어떤 문제에 부딪히고 극복했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케이크 만들기에 대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만들어준 아내가 기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만들어준 케이크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과 맛있는지 (결과)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만든 케이크와 쿠기를 우선 먹고 싶을 뿐입니다.
즉, 대부분의 청중은 케이크를 먹고 싶어합니다. 다시 말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빠르게 얻기를 원합니다.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요한 사람과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케이크 그 자체 결과에 관심이 있습니다.
따라서 과정에 대한 노력을 표현해야한다면 데이터 스토리 과정이 아닌 Appendix(부록)에서 표현하는게 더 좋습니다. 명확한 분석 결과의 핵심을 10개 내외의 슬라이드로 압축하고 부록에 나머지 과정을 넣는 방식으로 구성하여, 과정에 대한 질문에 즉각적으로 보여준다면 핵심 결과는 충분히 전달되면서 노력과 전문성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발표자료를 만들다보면 자료의 길이를 길게 하는 것보다 짧고 간결하게 만드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많은 내용 중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를 스토리에 맞춰 짧게 구성하는건 여간 쉬운일이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데이터 분석에 대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전달할때 스토리의 간결함을 고민해 본다면 여러분의 발표는 더 좋은 데이터 스토리텔링이 될것입니다.